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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AZIL PROJECT

작년 12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헤이즐 파인드레이디, 소니 트로터, 엘라이아스, 브리트니 그리피스 선수는 Centro Urbana Escalada (CEU) 봉사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했습니다. 주된 목적은 지역의 아이들이 클라이밍을 체험할 있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확인하실 있듯이, 아이들을 등반지로 데려가는 단순한 이벤트가 멘토와 아이들 모두에게 인생을 바꿀만한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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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도미닉 길, 인터뷰: 헤이즐 파인드레이디, 사진: 도미닉 길, 소니 트로터, 샘 엘라이아스, 헤이즐 파인드레이디

새벽 2시, 빈민가에 울려 퍼진 총성이 여행의 피로로 잠들어 있던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안전할 거라고 그러지 않았어? 이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며 이제야 제가 어디에 와있는지 실감이 났습니다.

몇 시간 전, 가지런한 콧수염을 기른 앤드류씨가 리오 국제공항에서 저를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블랙다이아몬드 선수들보다 하루 먼저 도착했는데, 쌀쌀한 바람이 부는 가파른 도로 위 앤드류씨 집까지의 드라이브와 한밤의 총성이 리오에 대한 첫인상이었습니다.

왜 블랙다이아몬드 선수들은 연중 가장 덥고 습한 12월에 브라질을 방문한 것일까요?

바로 Centro Urbana Escalada (CEU)에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CEU는 리우 최대의 빈민가 중 하나인 호시냐의 아이들을 등반지로 데려가 클라이밍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입니다.

CEU는 순전히 앤드류 렌츠 씨의 평소 생각과 개인적인 경험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는 지난 10년간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라이밍을 접하게 되었고 클라이밍으로 인해 바뀌는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리우의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던 찰나, 클라이밍이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리우에 직접 가보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거대한 바위산이 도시 전체를 요람으로 감싸듯 펼쳐져 있습니다. 빈민가를 도시 중심과 격리 시키고 있는 화강암 산은 아이들 집에서 도보로 몇 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비싼 차도 필요 없으며 학교에 갈 시간을 뺏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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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CEU는 공식적인 틀이나 외부의 도움 없이 앤드류씨 혼자서 시작했습니다. 호시냐로 직접 가서 아이들을 등반지로 데려오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CEU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클라이밍짐이 함께하고 있으며, 클라이밍이 오락을 넘어서 아이들의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이오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해보죠. 처음 카이오를 만났을 때, 그는 젊고 자신감 넘치는 똑똑한 청년이었습니다. 등반도 잘하는 재능 있는 소년이었죠. 하지만 카이오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CEU에 왔을 때 그는 매우 수줍음이 많고 자존감이 낮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3년간 학교에 가지 않았고 삶을 포기한 상태였죠. 자신감 없는 아이는 클라이밍을 할 때도 높이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했고 쉬운 루트를 탑로프를 달고도 완등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앤드류씨의 끊임없는 지원과 노력으로 지금의 카이오가 탄생했습니다. 리우 등반지에서의 첫째 날, 우리는 카이오가 겪은 변화의 정점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7a+ (5.12a)급 루트를 완등한 것입니다. 앤드류씨가 자랑스럽다는 듯 그를 끌어안았고 카이오의 표정에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12a 짜리 루트를 등반한 것뿐 아니라 학교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으며, 자신감을 회복해 삶의 목표를 찾아가고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아이들과 지내면서 차츰 신뢰가 쌓여갔고, 아이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었습니다. 바로 함께 슈가 로프를 등반하는 것이었죠. 슈가 로프는 멀티 피치 슬랩 등반을 할 수 있는 리우에서 가장 유명한 화강암 절벽입니다. 저와 브리트니 선수는 아이들 중 제가 제일 좋아했던(다른 아이들에겐 비밀이에요.) 마테우스와 함께 팀을 이루었습니다. 마테우스가 가장 눈에 띄었던 이유는 그가 뛰어난 클라이머여서가 아니라 그의 전염성 강한 웃음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빈민가 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까먹은 저를 폭력배들로부터 보호해준 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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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 내내 우리를 쫓아다닌 숲 모기에도 불구하고, 브리트니 선수와 마테우스가 저와 한 팀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등을 했던 저를 따라 브리트니 선수가 옆에서 마테우스를 도우며 등반했습니다.

“위보다 아래, 발을 더 잘 봐야 해” 브리트니 선수가 침착하게 설명했습니다. 난이도는 5.9로 쉬운 루트였지만 얇은 화강암 벽에서 힘보다는 기술을 많이 요하는 슬랩이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 치고 마테우스는 굉장히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슈가 로프를 등반할 때 보이는 경치는 리우를 물씬 느끼게 해주는데, 등 뒤로 브라질 예수상(Christ the Redeemer)이 바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브라질 예수상은 제가 이제껏 봤던 기념물 중에 가장 큰 감동을 주었던 석상입니다.(저는 참고로 종교가 없습니다.) 마치 세상에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 있다는 듯이 높은 곳에서 팔을 벌려 아래를 내려다보는 석상은 신비롭기만 합니다. 예수상을 가리키며 마테우스에게 디오스 신을 믿는지 묻자 그렇다고 대답한 후 같은 질문을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저는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이내 철학적인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마테우스는 저에게 신이 누구이며 무엇인지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의 기원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루트 정상에 올라서 지평선 위로 빛나는 리우를 바라보니 마테우스가 했던 말의 의미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완등한 마테우스를 안아줬는데, 그의 심장이 폭발할 듯 뛰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전무후무한 경험이었고 겉은 침착해 보였지만 분명 쉽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심리적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앤드류 씨처럼 좋은 코치와 함께라면 훌륭한 클라이머로도 성장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나중에 마테우스가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밖에 안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세상에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나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CEU는 아이들의 등반 능력이나 그레이드를 중점으로 하는 단체는 아닙니다. 클라이밍 아래 인간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죠. 항상 클라이밍은 우리를 불편한 장소로 데려가 우리의 반응을 살핍니다. 밀어내는 법 보다 사랑하고 포용하는 법을 가르쳐주죠. 자만을 버리게 하고 직감을 믿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아이들은 이런 교훈을 빨리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의 두려움을 정면으로 맞서고, 클라이밍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있다면, 클라이밍은 분명 회답할 것입니다. 클라이밍은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친구를 만들어주며, 우리를 전 세계 곳곳으로 여행하게 합니다.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게 하고 인생의 큰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클라이밍은 우리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여기 눌러 Centro Escalada Urbana 후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