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Q&A: 엘 캐피탄 매직 머쉬룸의 두번째 완등자 밥시 장걸, 야코포 라처

12 10 일요일,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밥시 장걸, 야코포 라처 선수가 악명 높은 엘 캐피탄의 매직 머쉬룸(VI 5.14a) 자유등반으로 오르며 번째 완등자가 되었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커플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story_divider

밥시 장걸, 야코포 라처는 요세미티의 엘 캐피탄 자유등반에 관해 이야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이름입니다. 각각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이 커플은 역사에 남을 거벽 자유등반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후버 형제의 대작 엘니노(VI 5.13c A0)를 완등했으며, 2016년에는 조디악(VI 5.13d)의 세 번째 완등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했죠. – 관련 영상은 여기에.

하지만 2012년 토미 콜드웰에 의해 탄생한 28 피치짜리 매직 머쉬룸은 이 커플조차도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라고 야코포 선수가 말하자, “불가능해 보였죠.”라며 밥시 선수가 말을 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5.13에서 5.14 정도 난이도의 12개짜리 피치를 약 한 달간 연습했고, 놀랍게도 등반 11일 만에. 던 월 다음으로 엘캡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매직 머쉬룸의 두 번째 자유 완등자가 탄생했습니다.

우리는 밥시와 야코포 선수의 모험에 대해 더 생생하게 듣기 위해, 이 커플이 따뜻한 집으로 돌아가 휴식기를 가지기 전에 그들을 찾아갔습니다.

magicmush.1사진: 프란체스코 르보우

질의응답

우선, 축하합니다! 벽에서 내려오니 기분이 어떤가요?

밥시: 몇 날 며칠을 벽에 매달려 있다 보니 너무나도 피곤하네요… 따뜻한 목욕을 하고 싶어요.

휴식도 요세미티에서 하나요?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가나요?

밥시: 요즘 요세미티에 완전 푹 빠져있어요. 40분 정도 거리 안에 맛있는 식당이 널려있고 온천도 많아서 좋아요.

매직 머쉬룸은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요?

밥시: 야코포의 아이디어였어요. 물론 저도 기대가 컸지만, 처음에 토포를 봤을 땐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연초에는 가을쯤 가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항상 그랬듯이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엔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노즈라는 루트를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편에 결국 매직 머쉬룸을 도전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죠. 10월 11월에 노즈는 사람들로 붐벼 자유로이 시도하기 좋지 않으니까요.

처음 루트를 살필 때 밑에서부터 올라간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이유가 따로 있나요?

밥시: 네 맞아요. 위에서 힘이 빠져 한 동작도 제대로 해보지 못할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그냥 피치를 아래서부터 차례대로 살피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 방법이 더 재미있고 짜릿하기도 하고요. 물론 초등자가 있는 루트들은 이미 가능한 루트라는 사실을 알기에 더 쉽죠.

연습은 며칠 동안 했나요?

밥시: 무수히 많은 날을 벽 위에서 보냈어요. 최소 30일 정도인 것 같네요. 생각보다 할 일이 매우 많습니다. 아래 피치에는 흙먼지가 많이 쌓여 있었어요. 홀드가 이끼로 완전히 덮여 있었죠. 그래서 처음 며칠은 암벽화를 신어보지도 못한 채 솔질만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포타레지를 위로 올리면서 하루에 몇 개 피치 정도 씩을 등반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베타 찾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써요. 어려운 피치에서는 두세 동작을 해결하는데 반나절이 걸릴 때도 있고요. 해가 뜨기 시작하면 힘들어지기 때문에, 대체로 밤이나 아침 일찍 등반합니다.(지금도 습관이 돼서 새벽 4시에 일어나요.)

첫인상은 어땠나요? 가능성이 보였나요?

밥시: 초반엔 불가능할 것 같았어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 마지막 크럭스 피치 전까지 다른 피치들을 끊어서 등반할 수 있었습니다. 희망이 보였죠. 하지만 정상에서 불과 40m 아래에 있는 5.14a 난이도의 마지막 피치에 들어서자, 이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길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야코포: 긴 프로젝트가 될 거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차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아, 중간에 5.13c 짜리 침니 구간 빼고요,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굉장히 특이한 루트라 완등을 확신하기 쉽지 않았어요.

magicmush.2

정식적인 도전은 언제 결정되었나요?

밥시: 시간이 촉박했어요. 예정보다 조금 더 머무르며 스타트부터 제대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12일 치의 식량과 물을 챙겼어요. 약한 폭풍우가 한 번 있었던 것 빼고는 날씨 또한 따라주었죠.

등반은 총 며칠이 걸렸나요?

완등까지 11일 걸렸습니다.

magicmush.4

등반 중 두 분 모두 아팠다고 들었습니다.

밥시: 네, 복통이 심해서 등반을 계속해야 하는지 고민했어요. 죽어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하루 쉬고 나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야코포: 아뇨 저는 아프지 않았어요… 밥시가 아파서 며칠 동안 쌀만 먹어야 했습니다. 맛있는 건 다 제 차지였죠;-)

완등을 직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야코포: “크럭스” 구간이 세게 정도였습니다. 하나는 밥시가 아팠을 때, 두 번째는 앞서 얘기했던 13c 짜리 침니 구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시가 힘들어했던 마지막 14a 구간이었죠. 앵커 바로 앞 마지막 동작에서 엄청 힘들어했습니다.

밥시 선수가 마지막 동작에서 계속 떨어졌다고요?

밥시: 네, 마지막 14a(어떤 가이드북에는 13d로 표기되어 있음) 구간이 “원래 크럭스로 알려진 아래 14a 피치”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등반이었습니다. 앞의 구간을 아무리 완벽하게 수행해도 마지막 동작에서 떨어질 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연습할 때도 성공한 적이 없는 동작이었습니다. 시작부터 진행하면 더 힘들 거라는 것을 직감했죠. 부담이 컸어요.

완등 직전에서 세 번이나 떨어졌습니다. 저에겐 동작이 조금 멀어서 그런지, 텐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베타를 바꾼 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왼발을 높게 올리기 위해 머리로 엣지를 세게 밀어서 마지막 레이백 동작까지 성공시킬 수 있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어요.

야코포 선수, 밥시 선수가 완등하지 못할까 봐 불안하지 않았나요?

야코포: 밥시와 많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밥시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 초인적인 힘으로 극복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네, 조금 걱정은 했습니다. 함께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어지니깐요.

루트에서 가장 무서웠던 구간은 어디인가요?

야코포: 형편없는 코퍼헤드로만 고정된 짧은 5.13c 구간이 생각나네요. 그렇게 형편없는 장비가 추락을 잡아 줬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밥시: 마지막 트래버스 구간에서 정말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11b 정도밖에 안 되는 구간이었지만 13a처럼 느껴졌어요. 추락을 간신히 면했어요.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magicmush.3

매직 머쉬룸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밥시: 모든 피치가 훌륭했어요. 마지막 14a 구간의 애증이 하이라이트였죠. 오버행 코너 구간은 제가 시도했던 모든 피치 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야코포: 가장 좋았던 것은 정말 훌륭한 피치들을 연속해서 등반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와 비슷한 루트도 찾기 힘들 거예요. 제가 침니 등반에 취약하다는 점 또한 말하고 싶어요. 저에게 어려웠던 등반 스타일의 루트인 만큼 성공했을 때 성취감이 더 컸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엘캡의 루트를 같이 완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그게 가장 좋은 점이에요! 정상에 둘이 함께 섰을 때의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물론 완등 후 따뜻한 샤워와 살사소스에 찍어 먹는 감자 칩도 빼놓을 수 없죠!

-블랙다이아몬드 편집자 크리스 파커에 의해 진행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