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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M. CRAG. REPEAT.

15 암장에서 클라이밍을 처음 시작한 블랙다이아몬드 소속 카를로 트레버시 선수는 오늘날 다시 암장에서의 삶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때와 다른 점은 그가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새로 오픈한 클라이밍 짐의 주인이라는 것입니다. 카를로 선수의 암장은 수준 높은 루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트레이닝 있으면서, 카를로 선수가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등반지에서 필요한 윤리의식과 같은 지식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암장에서 시작해 바위로 나갔다가 다시 암장으로 복귀한 카를로 선수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만나보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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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사진: 비어캠 미디어

저는 14살에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매일같이 저와 제 동생을 근처 클라이밍 짐으로 데리고 갔고, 그렇게 우리는 여름 내내 매일 하루 8시간씩 암장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종일 등반만 하다가 손이 터지고 피가 나기 시작하자, 운동을 멈추고 근처에 편의점이나 주유소에 들러 간식거리를 사서 다시 암장으로 향했죠. 정말이지 클라이밍에 미쳐있었습니다.

제 첫 직장 또한 클라이밍 짐이었습니다. 생일을 맞은 아이들의 빌레이를 봐주는 일이었죠. 16살이 되든 해, 비로소 사다리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고 루트 세팅을 시작했습니다. 14살 때부터 20대 초반까지 거의 암장에서 살다시피 했죠. 클라이머로써 성장하는 저 자신에 대한 집착 때문이기도 했지만, 암장 환경이나 클라이밍 커뮤니티가 저에겐 집처럼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20대 중반이 돼서야 비로소 암장 생활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프로 클라이머의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멋진 스폰서들의 도움 덕분에 수년간 꿈꿔왔던 세계의 유명한 등반지들을 여행하며 자유롭게 바위를 등반할 기회가 생겼죠. 겨울을 쫓아 이 대륙에서 저 대륙으로 여행하며 방랑자의 삶을 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늘 자유로웠던 저의 인생은 안정적인 직장이나 규칙적인 삶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클라이밍 업계에 남아 있기를 원했던 저는 루트 세팅을 다시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다시 암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죠.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거대한 “기업식 암장”에서 예전 같은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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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해, 저는 다음 세대 클라이머들에게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암장을 만들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됐든 간에 오늘날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처음 클라이밍을 접하는 곳이 암장이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클라이머로서 성장하는 그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결국 바위로 나가게 되고, 암장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통해 그들이 등반지에서 보이는 행동 또한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쌓은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더 크고, 더 강하며, 더 배려심 있는 클라이밍 커뮤니티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클라이머들의 보금자리, 클라이밍 짐을 오픈하는 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