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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다이아몬드 브렌트 바그한 RING THAT BELL (5.13R)

브렌트 바그한은노즈(Nose)” 하루 만에 로프 솔로로 완등하고, 엘캡의골든 게이트 Golden Gate (VI 5.13b)”프리라이더 Freerider (VI 5.13a)”를 자유등반했으며, 키르기스스탄에서 5.13급 거벽 루트를 초등한 실력자입니다. 더욱이 놀라운 건 이 모든 것이 그가 블랙다이아몬드 디자인 엔지니어로 주 5일을 근무하면서도 이루어낸 업적이라는 사실이죠.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의 가장 업적은 아마 퇴근 로컬 지역인 워새치산맥에서의 거벽 등반일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수많은 루트들을 등반하며 끊임없이 실력을 키워온 브렌트는 그의 로컬 지역에서 5.13d까지의 루트들을 초등했습니다. 지난 11, 브렌트는 당시 초등자 이후 완등이 없었기에 거의 미지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루트인 Ring That Bell (5.13R)”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심기일전한 브렌트의 워새치산맥에서 가장 악명 높은 루트 하나인 벨을 향한 도전을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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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나일슨, 테일러

유타주 워새치산맥의 화강암은 작은 요세미티라고도 불립니다. 높게 치솟은 크랙 아래 발홀드들은 미끄러울 뿐 아니라 조금만 힘을 가해도 쉽게 부서지기까지 하죠. 이런 등반지는 관점에 따라 누군가에겐 최악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또는 누군가에겐 더 큰 목표를 위한 궁극의 트레이닝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였습니다. 그렇게 솔트레이크시티 리틀 코튼 우드 캐니언에 정착하게 됐죠. 블랙다이아몬드 엔지니어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당시,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온 저에게 그곳의 루트들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온사이트급 문제만 해도 너무나도 많았죠. 하지만 퇴근 후 바위로 뛰쳐나가기를 몇 년 반복하자 금세 그 끝이 보이는듯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저의 목표를 어려운 프로젝트를 도전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스스로 초등한 루트들을 몇 개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워새치산맥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들의 리스트를 작성해서 그것들을 모두 완등하기 위한 훈련에 돌입했죠.

리틀 코튼 우드에서 협곡 하나만 건너면 있는 링 댓 벨에 처음부터 관심이 갔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마운틴 프로젝트(Mountain Project)에 기재된 초등자의 악명 높은 수기로 미루어볼 때 역동적인 동작에, 불안하고 위험한 등반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마이크로 캠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설명하는 토포를 볼 수 있을 뿐이었죠. 평소에 위험한 루트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링 댓 벨이 초등자 이후에 완등자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마음에 준비를 위해 먼저 이 루트를 건너뛰고 더 높은 그레이드에 더 안전한 루트들을 완등했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2019년 11월, 심기일전해 그라운드업 방식으로 링 댓 벨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링 댓 벨은 고정 확보물이 거의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루트입니다. 저는 볼트를 설치하고자 했던 초등자 브래드의 초창기 의견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루트가 자연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루트의 위험도는 각 구간의 난이도와 정확히 반비례했습니다. 덕분에 꽤나 기억에 남을 등반을 한 것 같아요. 저는 로컬 등반지인 이곳을 훈련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등반”을 위해 완등한 루트의 재등도 자주 하는 편이죠. 한번 완등한 루트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 때나 시도해도 다시 완등할 수 있게 말이에요. 하지만 링 댓 벨은 다릅니다. 제 마음 한편에 한 번으로 족한 등반으로 남을 것 같아요.

-브렌트 바그한